겨울의 어느 날 바다를 품고 있는 도시 부산을 찾았다. 매번 재치넘치는 삼행시와 수업 사진을 보내주며 에디터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보내주는 아리아음악학원 김은진 원장. 학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울에서 음쟁쌤이 왔다며 반갑게 맞아주는 학생들의 미소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때마침 음악감상수업이 시작되었다.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을 들으며 각자 느낀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아리아 친구들. 이때 학원 한쪽 벽면에 붙어있는 이달의 음악가 네임카드가 눈에 띄었다.
“우리 학원은 한 달 동안 작곡가에 관련된 네임카드를 붙여놓습니다. 수업 후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싶은 것과 궁금한 것들을 포스트잇에 붙여두며 생각을 공유하고 있어요. 이번달은 ‘로시니’와 ‘이탈리아’에 대해 붙여놨는데 학생들이 미니북 내용에서 보았듯이 이탈리아와 미식에 관심이 많더라고요(웃음).”
로시니는 당시 미식가이자 대식가로 유명했다. 아리아 친구들도 이런 로시니의 특성을 파악했는지 자유롭게 궁금한 내용을 붙여두었다.
“피자 많이 먹었어요?”
“왜 이렇게 살이 쪘어요?”
“고기를 많이 먹었나요?”
“어릴 때 존경하는 음악가가 있었나요?”
포스트잇을 보고 있자니 아리아 친구들의 상상력과 재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읽는 내내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김은진 원장은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 음악쟁이를 특강교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세한 인터뷰를 통해 음악쟁이의 매력을 파헤쳐 보자.

아리아음악학원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운영한 지 9개월이 되었어요. 음대진학 준비 중 아버지의 반대로 진로를 유아교육과로 결정했죠. 유치원 선생님을 하면서 음악 전공에 미련이 많이 남았고 다시 대학을 가서 피아노 전공을 했습니다. 졸업 후 음악학원 강사를 하면서 저만의 커리큘럼과 노하우를 쌓아가던 중 어머니의 권유로 학원을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아이들을 전문적인 지식으로 교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매력을 느끼고 있어요. 물론 유아교육과도 피아노과도 저에게는 큰 자산이 된 전공입니다.

음악쟁이와의 인연이 궁금해요.
강사로 일하면서 음악쟁이를 알게 되었어요. 음쟁을 하기 전에는 매주 제가 특강 준비를 했는데, 갖고있는 아이디어와 소스가 바닥을 보일 때 즈음 당시 원장님께서 음악쟁이 샘플 교재를 보고 주문하셨어요. 그 후로 쭉 음쟁으로 특강하게 되었고, 저도 학원 운영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쟁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직접 음악쟁이로 수업해보니 어떤가요?
우리 학원에는 고학년 친구들이 많은 편이에요. 음악 이론책 안에 국한되어서 공부하고 복습하기보다는 음악쟁이 책에서 이론 복습도 하고, 동요 악보를 보고 연습도 하고, 리코더를 불어보기도 했어요. 요즘에는 음악가의 나라와 감상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평소에는 피아노 레슨에 집중한다면 음악가의 나라, 미니북을 통한 작곡가의 히스토리를 읽고 궁금한 점이나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하도록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음악쟁이를 하고 나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제일 큰 건 음악가의 이름(음악가 풀네임)을 많이 알게 된 거에요. 음악은 많이 들어봤는데
“아~ 이 곡을 이 사람이 지었어요?” 이런 반응이 많았죠. 작곡가의 나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이들이 세계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모르면 궁금한 점을 적어보기도 합니다. 생각이 깊어지는 게 느껴졌고. 특강 하는 날은 좀 더 편하게 수업할 수 있어서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삼행시, 동요논술 문제 풀기, 음악감상 모두 너무 골고루 좋아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는 페이지는 매달 누가 입상했는지 보여주는 삼행시 당첨 코너, 그리고 맨 뒷장 사진 코너에요. 오픈 이후 매달 입상한 덕분에 수업하기 전 매번 닳도록 보는 아리아 친구들입니다.

원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쟁이 코너도 알려주세요.
코너보다는 사실 음쟁 표지가 너무 예뻐요. 음악가들을 어쩜 귀엽게 표현해주시는지 소장 가치를 느끼는 교재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코너는 음쟁 선생님들께서 설날,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등 특별히 매달 다르게 실어주는 이벤트적인 꼭지가 너무 좋아요. 음쟁 선생님들의 센스에 제가 숟가락을 얹어 풍성하게 이론 수업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 보면서 이 교재가 우리 어렸을 때도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올 정도예요.

학부모님의 반응은 어떤가요?
우선은 현실적으로 책값이 비싸지 않아서 안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아이들이 피아노와 이론공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접근으로 음악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삼행시 코너, 동요논술에서 특히 아이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고 유치부 친구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체이용이 가능한 교재라서 만족해하십니다.

음악쟁이의 최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양한 음악가를 알고 감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하는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음악가들을 아저씨라 부르며 로시니 아저씨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친근하게 느낄 수 있어서 더 좋고요. 동요도 아이들이 등굣길에 들어본 노래들도 있어서 제목과 가사를 쉽게 기억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미술가 코너가 빠지고 이론 코너가 더 탄탄해져서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쟁이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고학년 친구들의 음악감상은 그림 말고 어떻게 감상을 표현하게 도와줘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학년, 유치부 친구들만 하는 음악특강이 아니라 고학년 친구들도 표현할 방법을 음쟁 선생님들께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리코더 악보와 가요 악보를 쉬운 버전으로 만들어주셨는데 요즘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빨리 다시 만나보길 기대합니다.(웃음) 물론 음쟁의 도움을 많이 받고있는 저로서는 지금도 만족해요!

아리아음악학원의 교육특징도 이야기해주세요.
9개월 동안 운영하면서 차별화를 둔 부분은 연주회에요. 보통 아이들이 배우는 피아노는 혼자 연습하잖아요. 하지만 다른 악기와 같이할 수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협동하여 음악을 느끼길 원했어요. 다른 악기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함께하는 연주회를 말이죠. 그래서 세션 선생님들과 함께 연주회 때 더욱 풍성하게 기획했습니다. 학부모님과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또하나의 장점은 바로 음악쟁이죠! “우리 학원은 음쟁하는데” 라고 주변 친구들에게 말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바로 우리학원의 자랑이 아닐까요?

선생님의 수업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음악을 편식하지 말자” “어떤 장르이든지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돕는 자가 되자”
저의 교육 철학입니다. 운영한 지 얼마 안되었지만, 제가 이때까지 레슨 하면서 아이들과 소통하며 즐거워하고 또 잘하는 장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제일 좋은 선생님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SNS로 전국의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것이 저의 노하우인데요. 프로그램이 좋아서 급급하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의 수고로 만들어진 소스와 노하우들을 서로 격려하고 공유하고 싶어요. 음악은 이렇게 재밌다는 걸 아이도, 어른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려고 합니다.

먼 훗날 학생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선생님의 모습은요?
“우리 피아노 쌤은 편해” “피아노학원 오는 게 제일 좋아”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남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아이들이 제일 먼저 느끼고 기억하고 표현하잖아요? 가끔씩 학생들이 일상 이야기를 하며 저에게 털어놓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참 감사해요. 제가 편해서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것이니까요. 저는 크리스천이라 아이들 한 명 한 명 지혜롭게 성장하도록 기도하는데요. 지금처럼 아이들 많이 안아주고 격려해주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앞으로의 학원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아이들의 일과가 어른보다 더 고된 것 같아요. 배우는 시기임이 맞지만 배움이 스트레스가 되면 안됩니다. 피아노 학원은 엄마가 억지로 보내서 오는곳이 아니라 스스로 오고 싶은 곳, 쉬는 곳, 힐링도 되고 성취감도 얻을 수 있는 공간이길 희망합니다.
특별히 피아노 교육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넉넉한 운영자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기쁜 일이 있을 때면 흥얼거리기도 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치유할 수 있는 음악의 힘을 이야기하는 김은진 원장은 우리의 생활 이곳저곳에 스며들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삶 자체가 음악이잖아요. 드라마나 영화에 BGM(background music) 배경음악이 깔리는 것처럼 저의 인생은 음악 없이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꼭 특별한 게 음악이 아닌 것 같아요. 삶 자체가 음악이죠. 저도 음악 덕분에 ‘직업’도 가지게 되었고, ‘예민함’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게 되었잖아요? 이렇게 음악이 주는 선물들 안에서 감사함으로 누리며, 나를 표현하는 도구, 소통하는 도구인 음악을 사는 날까지 편식하지 않고 평생 음악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리아음악학원 친구들은 오늘도 김은진 원장과 함께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글 김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