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목이 부서진다 해도…

신사임은 이날도 손이 무척 아팠나 보다. 입시 철 각종 입시에 목마른 아이들에게 마무리 팁을 목놓아 퍼주느라 손목이 쉴 날이 없고, 최근 출간한 콩쿠르곡집(신사임의 콩쿠르곡집)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콩쿠르 강의 런칭 세미나를 연이어 소화해내느라 힘들다. 게다가 11월에 열리는 화피소(화성피아노소사이어티) 정기연주회를 총감독하느라, 연습하느라 또한, 12월엔 삼성 후원 시네마콘서트 예술감독에 위촉되어 그야말로 눈뜨고 코를 베어 가도 모를 만큼, 쓰다남은 부스러기 시간도 없다. 인터뷰 초입부터 손목이 시린 듯 잠잠히 만진다.
“손을 너무 많이 사용해 병원에서 과사용증후군이라네요. 소위 직업병이죠. 이번 년에 연주가 유난히 많았어요. 5월말부터는 콩쿠르곡집 곡 선정 이유로 손을 혹사 시켰죠! 몇 군데 병원을 다녀봤어도 뾰족한 수가 없더라고요. 손을 쉬라고만 하니, 요새는 진통제 복용하면서 세미나를 다니고 있답니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속사포 같은 말솜씨에 넋을 잃으면 ‘진짜 아픈지, 가짜로 아픈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콩쿠르곡집을 출간하자 마자 전국을 순회하며 런칭 세미나와 세부 세미나에 바쁜 가운데 겨우 인터뷰를 잡았다. 흥미롭게도 구슬이 계단 아래로 구르는 듯한 빠른 지식전달이 듣는 이들에게는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초미세 신경을 가동하는 까닭 아닐까?
신사임이 이번에 출간한 콩쿠르곡집은 유형별 이름도 독특하다. 앞으로도 4, 5, 6권 등 다양한 유형으로 출간하겠지만 현재 나온 곡집은 ‘경쾌한 생동감’편, ‘우아한 감수성’편, ‘화려한 열정’ 편 등 3권이다.
“시중에 없는 곡들로 서치하는데 있어 재미있었어요. 그 곡으로 학생들이 연주한다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이들 콩쿠르곡집에는 담긴 곡들은 모두 숨은 명곡들로 그동안 곡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식상하지 않은 신선한 곡들이다. 입시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먼저 입시 영상을 유튜브 방송으로 시작한, 시대를 앞서가는 그이기에 책 또한 유튜브와 도서관, 외국에 유학 중이며 현재 원장들, 석사중이며 졸업한 제자 연구원들과 머리를 맞대어 보석 같은 숨은 악보를 탐색해 남다른 책을 발간한 듯싶다.
신사임은 콩쿠르곡집 저자로는 후발주자다. 이미 좋은 곡들은 다른 저자들이 선점한 게 많았다. 그러니 그들과 겹치지 않은 좋은 곡을 고르는데 두 배 세배의 모험과 탐험이 필요했다. 너무 아름다운 곡을 찾아서 꼭 넣어야겠다 마음 먹었지만 다른 책에 이미 게재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했던 주옥같은 곡이 어디 한두 곡일까. 그러나 남들이 10곡을 고른다면 100곡 고르겠다는 일념으로 고르고 또 골랐다.

신선한 숨은 곡들을 찾아 직접 연주, 주법 표기

신사임은 악보를 확보하면 직접 연주해본다. 그런 다음에야 운지, 페달링, 슬러, 아티큘레이션 등 어린이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주법을 표기해둔다. 어린이들이 악보를 읽을 때 처음부터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의 앞부분에 음악 용어들을 별도로 모아 해석한 후 각 음악용어가 몇 페이지 악보에 등장하는지 각주처럼 표시해두었다. 또 곡을 고를 때는 어린이들의 신체적 기질적 특징을 고려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차례 소개에 코멘트를 달아놓았다. ‘손끝이 단단하고 민첩한 아이가 칠 수 있는 곡’ 등 팁을 달아놓은 것이다. 그만큼 곡에 대한 성격을 철저히 분석했다는 증거다. 당연히 편·저자로서는 힘든 일이다.
“모든 곡을 제가 직접 연주해서 유튜브에 업로드 하는 부분에서 손이 좋지 못해 애먹었어요. 썩 마음에 차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 아쉽습니다. 아이들이 곡에 진입하기 전에 큐알 코드로 연결된 동영상을 감상하고 그 흐름을 숙지할 수 있어 곡을 서치하는데 이로울 거예요. 분석을 통해 학생의 적성과 손상태, 장점을 극대화해 지도하는데 가이드를 해 드리고 싶었어요.”
신사임은 이 동영상을 준비하느라 여름방학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준비했다. 예상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소요했지만 큐알 코드로 연결된 동영상이 영상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즐겁게 녹화했다.
이번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마케팅전략은 학원 시장의 상태를 꿰뚫었다. 신사임의 콩쿠르곡집의 또 하나의 특징은 책이 얇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두꺼운 책을 한 권 구입한 후 콩쿨곡 한 피스만 아이들에게 복사해주는데 그 일이 불법 여부를 떠나서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가능하면 두꺼운 곡집을 성격별로 일곱 또는 여덟 곡씩 묶어 복사비 정도의 금액으로 악보를 구입할 수 있도록 3권으로 나누었다. 가격이 3,000원이니 시중 복사비 장당 500원으로 치면 여섯 장 복사비 정도 가격이다.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들의 마음을 미리 선점한 부분이 이 책의 특징이다.

왜 안 되는지보다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느냐가 중요

신사임의 콩쿠르곡집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은 아니다. 이미 수많은 음악 교육자들과 강사들이 저마다 곡집을 출간했다. 그러나 입시곡 세미나를 시작한 이력으로 따지면 월간 에듀클래식 초창기부터 지상과 동영상 레슨, 세미나를 시작했으니 신사임은 가장 오래된 저자 중 한 사람이다. 교재출간보다 그가 세미나를 선택한 것은 20여년 전 당시의 선생님들은 새로운 교재보다 새로운 티칭에 목말라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최근에는 ‘신선하고 임팩트 강한’ 곡을 찾아 콩쿠르에 내보내려는 열망이 강해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선생님의 마인드입니다. 끊임없이 배우려는 선생님 마인드와 열정과 집중도가 교육의 핵심입니다. 선생님들과 대화하면 본인의 교육법이 가장 옳고 정통이라는 편견에 빠진 경우를 종종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 편견에서 벗어나는 분들도 많지만,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티칭하고 있습니다. 제 소견으로 가장 중요한 티칭은 학생과의 소통이고 연습 방법을 여러 가지 제시주어 학생이 조금씩 향상될 수 있도록 서포트해 주고, 레슨받은 그 날의 팁을 분명히 인지시켜 주는 것 또한 스승의 몫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어쩐다! 이렇게 배운 아이들이 신사임에게 줄을 선다. 이유는 단 하나다. 신사임은 이들을 가르치면서 본인의 교수법 또한 매일 매일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이다. 림스키코르사코프는 글라주노프에 대해 매일 성장하는 게 아니라 매 시간 성장한다고 했는데 신사임이야말로 매 시간 성장하는 음악가이며 지도자이다.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조건 연습’ 하기 보다 ‘어떻게 가르치냐’가 중요합니다. 방법론이죠. 저는 피아노, 포르테, 크레센도와 같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피아노를 치기에 앞서 늘 질문을 던집니다. ‘여기는 왜 포르테로 연주해야 할까? 그렇다면 이 곡의 포르테의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터치와 톤을 만드는 작업이 참 어렵고 중요합니다. 이런 질문에 학생들은 본인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민합니다. 생각 없이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무대에서 연주할 플레이어는 학생 당사자이니요. 본인 연주에 분명 책임을 질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학생에게 주체적으로 생각할 틈을 주어야 진정 실력이 향상되는 것 아닐까요?.”
명령과 지시형 레슨법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 시각으로 보면 1980년대 레슨법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선생님들도 가르치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사임은 입시 레슨뿐만 아니라 원장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기초 내용을 모르는 경우도 왕왕 발견한다. 세미나에 오는 분들은 이미 수많은 강의를 듣고 올 만큼 열정적인 분들일 텐데 기초적인 질문에 말문이 막힌다면 분명 가르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신사임이 방법론에 천착하고 그 분야에서 엄지를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피아노를 좋아해도 뜻대로 되지 않아 일찌감치 포기한 학생들도 많다. 또한 초등학교 때까지 치고 4~5년 쉬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학생들을 25년째 지도하고 있다. 어떻게든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을 떠안고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도록’ 끝까지 이끌어간다. 그 사이에 방법론은 너무나 많은 한숨과 눈물을 먹고, 너무나 많은 토닥임과, 너무나 많은 질문을 던져왔다. 천성적으로 재주가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생각하고 연구해야 했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 왔기에 방법론에 관한 한 최고가 된 것이다.

본인이 맡은 학생은 어떻게든 진학 시켜

신사임은 아이들을 대할 때 지금 가르치고 있는 아이가 왜 피아노를 배워야 하는지를 놓고 깊이 생각한다. 지금의 실력으로 보아 세계적인 연주자가 될 수는 없다. 또는 부모들이 생각할 만큼 좋은 대학에는 입학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아이가 피아노를 진정 사랑하고 원한다면 꿈을 심어줘야 한다고 한다.
“피아노를 배워서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는 게 일반 레스너들의 생각이겠죠. 그러나 피아노 공부는 그것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음악 전공의 기초가 되는 악기가 피아노이기 때문에 기본을 충실히 지도해야 합니다. 학생이 후에 실용음악, 작곡으로 진로를 변경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피아노를 포기하지 않고 배울 수 있으며 행복해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끌어 주는 게 선생님들의 목표라 생각됩니다.”
또 학부모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다면 자녀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줘야 한다. 다른 아이에 비해 어떤 면에서 부족한지, 예중 예고들과는 또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지 등을 진솔하게 설명해야 한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오직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밤낮 땀 흘리며 연습한 학생과 비교하면 안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부족하더라도 피아노를 정말 좋아한다면 가르치는 게 좋다고 말해둔다.
“감사하게도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그렇게 가르친 아이들이 모두 음악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설령 피아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일 년도 안 되는 학생들도 대부분 입학시켰는데요. 학생들 중에는 기존 레스너에게 상처를 받고 3, 4년 동안 피아노 공부를 중도하차한 아이도 있었어요. 그런 학생들이 저를 찾아오면 상처가 마음에 자리 잡아 있기에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더군요. 그럴수록 제가 오픈해 대화를 유도해 많이 경청해 줍니다. 그러다 보면 서로 신뢰하며 친해져 끈끈한 사제가 되고 기어이 목표했던 꿈이 이루어지더군요. 학생들 대부분이 외롭고 지쳐있고 많이 불안해하거든요.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해요. 그 학생들은 인생이 걸린 중요한 시기이니까요.”
신사임의 티칭은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있다. 요즘에도 제주, 익산, 거제도 등 지방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 학생들이 대여섯 시간에 걸려 신사임을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쉽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신사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 설혹 몸이 아프더라도 어떻게든 가르치고 만다.
“학생이 진학에 실패할 때 교사들의 가장 일반적인 해명은 ‘운이 없어서’ 또는 ‘연습을 많이 안해서’라고 생각하곤 하죠. 그러나 저는 적어도 학생에게 임하는 자세가 다릅니다. 그 학생의 인격을 존중해주고 학생의 목표가 곧 내 목표라 생각해요. 그래야 제 자신의 마인드와 레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니까요.”(웃음)

최고의 지식은 경험과 숙고

신사임은 콩쿠르곡을 위한 영상 이외에 세미나 등 렉처 영상을 올려 특히 입시생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주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리기 때문이다. 유튜브 구독자만 8천 명에 육박한다. 이렇게 다양한 동영상 업로드는 신사임의 티칭법을 쑥쑥 성장시킨 원인으로 작용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경험의 제자’다. 다빈치는 자신을 폄하하는 족속을 비판하면서 노트에 기록했다. ‘교육을 덜 받았다는 이유로 내가 무식하다고 믿고, 나를 비난하는 주제넘은 놈들이 있다는 것 알아. 멍청한 양반들! 그들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지식으로 무장한 채 자만심과 거만함에 취해 우쭐거리지. 그들은 내가 책을 통해 배우지 않았으므로 원하는 바를 명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내가 연구하는 주제들은 타인의 말보다 경험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지.’
다빈치와 같은 천재가 되는 데에는 그 어떤 요인보다 ‘경험’이 중요했다는 증거다. 많이 가르치고 각각의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만큼 이상적인 티칭은 없다. 그게 신사임의 생각이다. 상대방이 알아듣도록 꾸준히 연구하는 자만이 결국 교육에 성공한다! 신사임을 통해 깨닫는 ‘교육의 철학’이다.
신사임은 콩쿠르곡집 세미나에서 강의할 때 시종 이런 교육적 마인드가 가득 흐른다. 그러기에 세미나가 끝나면 ‘매우 신선하다’는 의견들이 답지한다. 평소에 듣지 못했던 이야기였다며 박수를 보내고, 심지어 예고와 음대 출신 선생님들도 이토록 신선한 가르침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제가 공개하는 내용은 어느 특정한 스승이나 교수에게 배운 게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지도할까를 늘 연구하고 경험하면서 얻어낸 결과물이죠. 그래서 예화와 인용단어가 굉장히 많습니다. 온갖 과일과 동물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것들이죠.”
좋은 티칭을 위해서는 평소 관찰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한다. 산을 지나다 ‘병풍바위’를 보면 그 산세를 음악의 음률로 어떻게 설명하는 게 좋은지를 구상한다. 비가 오면 드뷔시의 ‘비 오는 정원’을 생각하면서 이런 감흥을 어떻게 레슨을 적용할지는 상상한다. 여행을 갔을 때 항상 메모지를 들고 다니면서 음악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를 연구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구상한 아이디어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친 후에는 제자들과 동료 원장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다. 이런저런 연구와 검증과정은 필수다.

소리의 정체성을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소통

피아노의 핵심은 소리다. 신사임의 방법론의 핵심도 역시 소리의 정체성을 향한다. 소리의 정체성을 정립하지도 못한 채 다양한 주법을 운운하는 것을 극히 경계한다.
“외모가 아무리 출중하다 해도 사람을 겪어보면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음악 역시 그 어떤 장식보다 소리 자체가 매우 중요합니다. 명품으로 샤넬 고가품 가방을 들고 있겠다고 해서 그 사람의 품격이 오르지 않습니다. 소리에 대해 이렇게 비유하면 아이들은 쉽게 이해합니다.”
신사임이 이렇게 지도하는 이유는 서로 알아듣는 용어로 가르쳐야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소통되어야 스승과 제자 사이에 사랑이 쌓인다. 그 사랑을 바탕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 레퍼토리를 고르고 연습 스케줄과 프로그램 구성을 함께한다. 물론 이렇게 하면 신사임은 고달프기도 하다. 모든 학생들을 똑같이 대해주니 말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늘 기진맥진하다.
“세미나에서 선생님들과도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합니다. 소통이 먼저입니다. 두 시간 동안 강사 혼자 일방적인 떠드는 게 아니라 늘 질문을 던집니다. 선생님들이 이해할 만한 주법에 대해 질문할 때 반드시 대답해야만 그 다음 진도를 나갑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그 지식을 토대로 다음 단계를 가르칠 수 있거든요. 제 강의가 늘 뜨겁고 활기찬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질문과 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강의 집중력도 대단하고요. 두 시간이 휙 지나갑니다.”
런칭세미나에서 소통이 안되는 강의는 ‘팔짱 끼고 바라보는’ 선생님들이 많을 때다. 그러나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두 팔짱은 스르르 내려오고 어느 순간 펜대를 구르기에 너무나 바쁘다. 그만큼 진지해진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카리스마 있으시다’며 치켜세우기도 하는데, 대부분 원장님들은 세부세미나로 이어진다. 그동안 강의에서 이런 열풍은 없었다. 일부 지역에는 세미나 대기자들이 줄줄이 등록되어 있다. 세미나 강사로서는 후발자지만 가장 인기가 높은 원인 단 하나를 꼽는다면 그는 ‘소통’을 꼽는다.
11월 16일 오후 5시 화성피아노소사이어티 무대에서 연주

그러면 신사임의 세미나는 또 언제 열릴까 궁금하다. 오는 11월 30일 서울 서초동 야마하홀에서 런칭세미나를 여는 데 이어 11월부터는 안양, 대전, 동탄, 부산 등에서 세부세미나가 잡혀있다. 또 11월 26일 대구 런칭세미나에 이어 청주까지만 열기로 했다.
“너무 바빠서 지방 강의를 소화하기 힘들거든요. 현재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 다니면서 예술경영까지 공부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화성피아노소사이어티 대표로 활동하면서 일년에 연주를 여섯번정도 공연하고 있는데 11월에 또 있습니다. 11월 16일(토) 오후 5시 유앤아이센터 화성아트홀에서 4대의 그랜드 피아노와 국악의 향연 ‘아라리요’라는 긴 제목으로 교향곡과 국악(사물놀이) 의 이색적인 콜라보로서 대규모의 공연을 합니다. 저를 비롯해 평미영, 황보인애, 최선미, 조하늘, 강민욱, 이지영, 윤민영, 임경희, 이지언, 최영은, 김보미, 진유경, 유혜연 등 14명의 피아니스트와 국악가수 권미희 및 풍물마당 ‘터주’가 출연합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박영란 작곡가의 세계 초연곡이 무대에 오르는 등 굉장히 흥미로운 음악회가 될 거예요.”
신사임은 학생들 지도에도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강남대 출강도 출강이지만 자신을 믿고 전국에서 몰려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그 어떤 활동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에는 인문학 강의도 수락해 ‘음악테라피 렉처 콘서트’ 강의도 펼쳐야 한다. 뿐만이 아니다. 오는 12월 10일 삼성전자 후원으로 시네마 콘서트를 기획하며 예술감독으로 활동해야 한다. 하루하루가 숨이 차다.
이런 다양한 활동이 대부분 에너지를 배출하는 일이라면 원장들과의 세미나는 늘 에너지가 채워진다. 평생 쌓아온 방법론적 지식을 활수하면서도 에너지가 채워지는 이유는 그만큼 세미나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본인 말마따나 가장 쉬운 분야, 세미나 강의를 신명나게 할 때 연료 게이지가 팍팍 뛰어오르는 법.
‘홍삼 많이 드시는 것도 좋다’고 하자, 그보다 일인미디어 시대에서 유투브 채널을 채워나가면 그 역시 신명나기 때문에 ‘홍삼 따위는’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유튜브 ‘리델’과 ‘신사임의 콩나무’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열려 있다. 런칭세미나 때 바디매핑과 호흡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는데 이런 내용을 매회 주제를 달리해 풀어나가며. 바빠서 세미나에 오지 못하는 자들을 위해 유튜브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려는 부분이야말로 이 이기적인 시대에 앞서가는 열린 지도자임이 틀림없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