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 공간에 입힌 생동감과 철학

실내건축사무소 희림 권희진 대표

WRITE 김희영

실내건축사무소 희림 권희진 대표는 늘 ‘온기를 품은 공간의 미학’에 대해 생각한다. 머무는 공간에 생기가 돋아야 일상을 행복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쾌적한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깔끔한 동선으로 음악교육 공간을 더욱 아름답고 유익하게 꾸며주는 권희진 대표를 만났다.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들자’라는 철학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는 인테리어디자이너 권희진 대표의 이야기.

 

실내건축사무소 희림과 권희진 대표님을 소개해주세요.

실내건축을 전공하고 현재 음악교육 공간 전문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권희진 대표입니다. 우리 회사는 건축과 실내건축, 클래식 음악 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임직원이 2~30대로 구성된(저는 곧 40대입니다만) 젊고 활기 넘치는 컴퍼니입니다.

어떻게 건축사무소를 오픈하게 되었나요?

입시 미술을 하고 실내건축과에 진학하였는데 졸업 후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했어요. 그 당시에는 이 업계 자체가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었어요. 대학을 나와도 말이 안 되는 적은 급여와 강도 높은 근무량으로 말 그대로 열정을 다해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당시 여자라는 불리한 성별임에도 현장 근무를 도맡아 하였고 그렇게 노력의 시간이 쌓여 설계와 현장 모두 컨트롤이 가능해졌어요. 새로운 저만의 운영지침을 새운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27세에 독립하여 디자인스튜디오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진행했던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물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독립 전까지 다녔던 회사는 주로 주거 공간을 작업하는 곳이었어요. 저는 주거 공간 디자인의 한계를 느끼고 상업 공간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카페 인테리어가 붐을 타는 시기이기도 했고 새로운 디자인을 마음껏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상업 공간 위주로 전향했어요. 카페나 식당 등을 많이 했고 그 와중에 종종 음악학원 작업을 맡았습니다. 운 좋게 작업해드렸던 음악학원들이 모두 다 잘되었고 입소문을 타서 지금은 이렇게 음악 관련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음악학원 인테리어는 다른 공간과 다르게 어떤 차별화를 두고 진행하셨는지 궁금해요.

음악학원 특성상 칸막이가 많기 때문에 동선에 제일 많은 신경을 썼어요. 효율적인 동선 외에도 저희만의 디자인은 매번 고심하고 있고요.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는 공간이지만 무겁게 접근하면 학생들이 답답해하고 흥미를 잃게 될까 봐 적당히 상업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을 추구했습니다. 학원에 들어서면 감탄이 나오는 디자인을 만들려고 매번 고민하고 있고요. 또한,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고통받은 원장님들과 함께 상생하고자 적외선 소독 살균기를 피아노 연습실에 세팅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최초로 고안한 살균기이며, 특허받은 연구소와 협약하여 진행하고 있어요. 이런 섬세함이 홍보 면에서도 굉장히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실제 시험성적서까지 받은 제품이기에 마음 놓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치해드리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기획안과 작업 과정 및 공사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클라이언트와 초동 상담부터 도면 레이아웃 구획까지 체계적인 피드백으로 진행됩니다. 완성된 도면을 가지고 디테일한 견적서를 산출해드리며, 협의 후 계약이 진행되면 전자 계약으로 수주합니다. 계약 후 3d 시안이 진행되고 착공 전까지 완성된 3d를 토대도 공사 준비를 시작합니다. 착공 후 보통 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신축과 리모델링은 구성부터 견적, 진행까지 상이한 점이 많으니 한 달 정도 여유 시간을 갖고 준비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리모델링은 꼭 디테일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표님께서 생각하는 ‘공간에 대한 철학’이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스물일곱 살 어린 나이에 독립했을 때, 마음속에 품은 철학은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들자’였습니다. 대학 졸업작품의 주제이기도 하였고요. 단순히 환경만을 생각한 지속가능성이 아닌 5년 10년이 지나도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애정을 담을 수 있는, 오래 두고 봐도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지속성입니다.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았겠죠?

재밌는 에피소드보다 힘든 에피소드가 갑절이나 더 있겠지요?(웃음) 다른 것보다 음악 업계가 좁다 보니 클라이언트끼리 아시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거나 우리 음악 전공 직원과 원장님이 학교 선후배 사이라던지, 이런 상황들이 더욱 친밀감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작업 완료 후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단순히 A/S를 떠나서 준공하고 나서의 그 설렘, 클라이언트의 기쁨 등의 감정들이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랍니다. 힘들게 만든 공간이 운영의 어려움으로 없어진다면 너무 슬플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에게 공사를 맡기신 원장님들이 대박 나시길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에듀클래식 독자분들도 학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으신데요. 희림 대표님 입장에서 조언해주실 이야기가 있다면요?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에 맞는 투명한 견적을 받아보시길 조언 드립니다. 알아보기 어려운 견적서라든가 공사비 품목을 구분하기 힘든 견적은 진행하시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초래합니다. 저희 업계는 코로나 이후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값이 2배 이상 폭등하여 평당가가 작년 기준보다 10~30만 원 이상까지 올랐습니다. 순수 원자재비가 올랐기 때문에 목재나 철자재가 많이 들어가는 칸막이 위주의 음악학원 공사에는 치명적이죠. 기업의 목표는 이윤 추구입니다. 정당한 자재비와 인건비, 기업이윤 없이 진행하는 것은 날림 공사와 먹튀 아니면 클라이언트와 업체 간의 전쟁이겠지요. 도면과 견적서를 조금만 더 유심히 보시고 궁금하신 건 꼭 체크하시길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소소한 자랑이지만, 저희 클라이언트들은 희림을 믿고 그대로 진행해주십니다. 그만큼 투명한 견적서를 드리기도 하고요. 이 또한 저의 복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인테리어는 만족도가 높기 힘든 작업이다. 여러 공정이 들어온 후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런저런 변수가 많이 생겨나기 때문. 그래서인지 권희진 대표는 인테리어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했다.
“매번 느끼지만 인테리어는 오케스트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지휘자의 역할을 하는 인테리어 업체, 무엇 하나 빠지면 완성이 안 되는 공정은 악기의 합주와도 같죠. 불협화음이 일어나면 지휘자의 책임이 큰 것처럼 인테리어도 역시 지휘자인 저희의 역할이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온 힘을 다한 연주가 끝나기까지 열과 성을 다해 긴장을 놓지 않고 책임지고 완주할 수 있는 사명감을 늘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한곳 한곳 완성된 공간은 아이들의 창의력이 마음껏 무르익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권희진 대표는 앞으로도 선율이 흘러나오는 모든 공간에 활력의 색감을 입히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저희의 마음이 공간에 투영되길 바라며, 클라이언트에게도 진심으로 전해지길 희망합니다. 꾸준히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희림이 되고 싶습니다. 저희는 깔끔하고 클래식한 공간이 주는 일상의 에너지를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