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일러스트레이터 예뜰 (곽윤지)

WRITE 김민지

따스함과 몽글몽글함이 피어난다. 모난 곳 하나 없는 예뜰의 세상은 모두가 둥그렇다.
네 모양과 내 모양이 맞지 않아 부딪히지도, 서로에게 아픔을 주지도 않는다.
우리네 인생이 이렇게 둥글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난 세상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그리고 둥글게 그려내는 작가,
예술융합교재 ‘음악쟁이’ 전속 일러스트레이터 ‘예뜰’을 만나보았다.

 

귀엽고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예뜰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예뜰입니다. ‘예뜰’은 기존 활동명이던 ‘예의와 지혜의 뜰’을 줄인 이름이예요.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자연 풍경을 그리고 있어요. 현재 ‘예뜰공장’이라는 문구 브랜드를 운영 중이고, 초등학생을 위한 창의융합음악교재 ‘음악쟁이’의 전속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등학생이시잖아요.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게 되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책이나 물건에 있는 삽화와 캐릭터를 좋아했어요. 동물이나 사물을 캐릭터화해서 그리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래서 교과서나 문제집에 공간이 있으면 그 공간을 빼곡히 채울 만큼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어요. 어느 날 그림 그리는 걸 어머니가 보시고 컴퓨터와 연결해서 모니터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타블렛을 사주셨고, 그림을 그려서 웹페이지에 올리게 됐어요. 꾸준히 올리다 보니 감사하게도 제 계정의 그림을 보시고 작업을 의뢰해주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그렇게 이 일에 점점 애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게 즐겁고, 계속하고싶고, 또 작업을 통해 나름의 확신을 갖게 되어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고자 결심했어요.

작가들에게 고유의 문체가 있듯, 일러스트레이터에게도 그림체가 있죠. 예뜰 작가님의 그림이 가진 특징은 무엇인가요?

‘포근함’인 것 같아요. 그림 속에 퐁당 들어가면 그곳에 있는 친구들이 꼭 안아줄 것 같지 않나요? 저는 하나하나 그릴 때마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따스히 안아주는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인생의 여정 속에서 아름답고 따뜻한 무언가를 그린다’는 작가님의 철학이 참 인상 깊었어요. 작가님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당장 우리는 내일 일어날 일도 모르기 때문에 조금의 기대감과 긴장감을 안고 살아가요. 그렇게 살아가는 인생 중에 분명 아름답고 따뜻한 일들도 있을 거예요. 저는 그런 아름답고 따뜻한, 사소한 일들을 표현하고 싶어요. 또한 ‘공존’과 ‘각자의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음악쟁이 작가로 활동한지 벌써 2년이네요. 작곡가별 캐릭터를 표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음악쟁이 작가로 활동하기 전에는 관심이 아예 없었습니다. 음악가와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작업하기 전에 음악가에 대해 더 찾아보고 작곡가만의 분위기를 찾아 거기에 제 상상을 조금 더해 그리고 있어요. 음악가를 그릴 땐 음악가의 수염, 머리 스타일, 코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지금까지 작업한 음악쟁이 스토리 중 특별히 마음에 들거나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나요?

아무래도 음악쟁이 작가로서 처음 활동하게 된 ‘생상스’ 스토리와 표지가 많이 생각나요. 첫 작업이라 굉장히 떨렸던 기억이 납니다. 생상스를 그리며 들었던 동물의 사육제 제13번 백조는 지금도 종종 들어요. 듣고 있다 보면 묘하게 마음이 차분해져요.

작가님의 작업물에는 강아지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말씀하신 강아지 캐릭터의 이름은 ‘보리’랍니다. 저희 집의 막내인 사랑스럽고 귀여운 반려견이에요. 원래부터 동물을 좋아했는데 그중에서도 강아지를 정말 사랑해요. 마침 반려견과 함께 살다 보니 반려견을 모티브로 더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반려견과 함께 하는 일상을 그림으로 남겨두고 싶어요.

작업할 때 주로 무엇에서 영감을 얻나요?

주위의 풍경과 사물들, 사람들의 표정으로부터 영감을 받아요. 지하철에 북적이는 사람들,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구름들, 조잘조잘 떠드는 아이들 등. 일상 속 평범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랑스러운 순간들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림에 활용할 수 있는 사진을 평소에 많이 찍어둬요.

판매하고 계신 굿즈를 소개해주세요.

스티커와 엽서 등 문구류를 주로 판매하고 있어요. 예뜰공장 공식 스마트스토어와 오프라인, 온라인 입점처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예뜰공장 입점처는 예뜰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해주세요. : )

평소 예뜰작가님의 취미가 궁금해요.

드라마나 영화 보기, 독서, 산책 등 다양한 취미가 있어요. 특히 산책하기를 좋아하는데 천천히 걷다 보면, 생각 정리도 하고 주변 소리들과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나요? 또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작가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이연 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뚜렷한 이연 님의 가치관이 작업물에 역동적이면서도 나른하게 표현되거든요. 저와는 정반대의 느낌이라 더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예뜰 작가님의 앞으로의 꿈, 목표를 이야기해주세요.

제 작업물이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제 작업물로 하여금 미소 짓는 분들이 많아지는 게 꿈이에요. 앞으로의 큰 목표는 책을 출판하는 것, 그리고 독립서점과 소품가게가 결합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