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예주랑 대안학교 기악과가 3월 9일부터 12일까지 신입생을 모집한다. 특히 피아노과는 연주자의 기본적인 테크닉 연마는 물론이고 음악가로서 갖춰야 할 기본 덕목, 자세 그리고 음악 전반에 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더불어 공동생활을 통한 협동과 배려의 마음을 지닌 서로 돌보고 소통하는 성숙한 인격체를 갖춘 창의적인 음악인의 양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주임교수인 피아니스트 장미경은 “예주랑 피아노과 학생들과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기대된다.”며 “학생 개개인의 자발적인 ‘내적 동기’에서 출발하는 학업 환경의 조성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음악가가 아니라 ‘사랑’하는 음악을 이웃과 ‘나눔’을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발전시키는 학생들의 양성을 위해서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미경 교수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제주시 봉개동에 설립될 예주랑 대안학교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임교수님으로서 가장 바쁘실 것 같은데요, 가장 중요한 점은 ‘소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생님들과의 대화는 물론 학생들과의 소통, 학부모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신경쓸 일이 많은데 선생님께서는 이 세 부분에 각각 어떤 창구를 마련하고 대화를 이끌어나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현재 모든 실기 및 학과목 선생님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용산 소재 예주랑 서울 사무소에서 만나 아이디어 회의 및 학교 운영 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개교 후에도 제주와 서울에서 계속될 전망입니다.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지어진 오두막 형태의 스튜디오에 모여서 스튜디오 클래스와 레슨을 받게 되는데 이 공간은 사랑방 역할의 하며 학생들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이 사랑방을 세 분의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지켜주시게 되는데 때로는 음악 선생님을 넘어서 엄마, 삼촌, 이모의 역할을 하며 먼저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삶과 음악 전반에 대해 상담해 주실 것입니다.

왼쪽부터 김민숙, 장미경, 지석영 교수

전반적인 커리큘럼 소개 부탁드립니다.
개인레슨, 스튜디오 클래스 형태의 소그룹 레슨, 외부 교수 초청 마스터클래스로 실기를 집중 연마하고 Weekly Presentation (공연실습), Monthly Performance (학내 연주)를 통해 주기적으로 자신의 연주력을 돌아보는 검증의 기회로 삼습니다. 특히, 연주 후에는 세 분 선생님 모두로부터 공연 평가를 받고 또한 구체적으로 지도받음으로써 다양한 관점에서의 지도 편달이 가능한 예주랑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음악사 입문, 기초 음악이론, 시창 및 청음, 연주 감상, 연주 기획 등 다양한 음악 관련 수업들이 개설될 예정이며 바이올린과 피아노 듀오, 피아노앙상블등의 다양한 실내악 수업과 연주를 통해 음악적 소통능력의 함양과 풍요로운 예술성을 겸비하도록 돕습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이 원활히 운영되기 위해서 상근 조교가 학생들의 연습을 관리하고 지도하는 도움 시스템도 마련되어 선생님과 학생들을 이어주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철저한 관리 체계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클래식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입니다. 예주랑은 현재 학생모집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것 같은데요.
좋은 커리큘럼과 교육관으로 예주랑은 이미 개교 전부터 입소문이 날 만큼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서 뜨거운 관심을 주고 계십니다. 클래식을 전공하는 학생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클래식을 좋아하고 전공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주랑의 교육은 음악을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그 첫걸음을 도와줄 것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블로그와 뉴스 기사, 음악 관련 잡지사와의 인터뷰 등으로 홍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제주에 위치한 학교이기에,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 있는 학교보다는 좀 더 청정하고 색다른 환경을 자랑할 것 같은데요, 학교의 전반적인 특색이 궁금합니다.
기숙사 생활을 통해서 전통적인 예술 교육 방식인 도제 시스템과 현대의 음악교육 시스템의 장점들을 융합하여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친밀한 배움의 장 속에서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필요에 부합하는 철저한 학습 지도와 관리(intensive care)를 통한 이상적인 음악적 배움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터전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예주랑 캠퍼스는 한라산이 보이는 아늑한 숲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예술인들이 심신을 안정하고 단련하기에 적합한 천혜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학생들은 지리산 등반, 올레길 순례, 학교 소유 배를 이용한 바다낚시, 인근 함덕해수욕장에서의 해수욕, 숲속 길 따라 하는 아침 조깅 등 도시에서는 불가능한 다양한 과외활동을 수행할 수 있고 이는 예술가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은 물론이고 성숙하고 조화로운 전인적인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는 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또한, 예주랑에서는 최고의 교수진과 탁월한 커리큘럼에 덧붙여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태리어에 걸친 외국어 심화 교육을 함으로써 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동시에 정기적으로 초청되어 방문하실 외국 교수님과의 원활한 소통을 준비시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서울대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참여로 함께 이루는 멘토 제도를 통해 형제, 자매처럼 학생들과 대화와 상담은 물론 함께 연주에도 참여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수진들이 탄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예주랑 피아노과 선생님들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피아노과 교수진은 독일과 미국등지의 유수한 음악학교에서 유학하시고 지난 수년간 혹은 수십년간 대학 강단과 입시지도 현장 그리고 다양한 연주회장에서 풍부하고 다양한 실전 경험을 갖추신 최고의 선생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민숙 선생님은 제가 예원학교 1학년부터 현재까지 40년 가까이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저의 은사님이신데 자신의 은사님과 함께 일하기를 소망하여 모시는 피아니스트가 과연 몇이나 될까에 대한 질문은 선생님의 탁월한 가르치심과 인품에 대한 자연스런 대답이 되기도 합니다. 40여 년을 한결같은 사랑과 후원으로 음악적 스승역할을 넘어서서 언니처럼, 친구처럼, 때로는 음악적 동료로서 언제나 부족한 제자의 말을 경청해 주시고 기다려 주시고 격려해 주시면서 참된 음악과 인생의 스승이 되어 주신 분이십니다. 마침 시기적으로도 2019년 국민대학교에서 은퇴하게 되어서 함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예주랑의 학생들을 통해 이 같은 40년 사제지간의 맥을 이어 나가는 것이 꿈입니다. 지석영 선생님은 현재 연주와 교육면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면서 또한 월간리뷰의 편집위원으로도 활약하시는 다재다능한 피아니스트이십니다. 특유의 활기 넘치는 생동감과 친화력으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지대한 신임과 인기를 누리고 계십니다. 특히 본인이 미국 명문 예술 보딩 스쿨 Interlochen Arts Academy 졸업생이므로 기숙학교 생활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학생들과의 교감이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학생들의 타 장르 예술교육과 인문학교육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커리큘럼이나 과외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문학은 인간의 본성과 삶, 공동체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예술활동이 인간의 정서 함양에 원천이라면 예술에서의 인문학적 소양은 필수적 요소입니다. 특히 풍부한 상상력과 영감을 가진 글로벌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인문학 공부는 꼭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예주랑에서는 ‘고전에서 배우는 인문학’ ‘좋아하는 영화로 인문학 읽기’ ‘제주 역사와 함께하는 조상들의 삶 이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혹시 학부모에 대해 올바른 예술교육, 예술에 대한 안목키우기 등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한 학기에 한 번씩 봄과 가을에 “학부모와 함께하는 주말”(Parents’ Weekend)을 개최해서 학생들 음악회와 전시, 학부모의 수업 및 레슨 참관, 학부모 면담의 시간과 행사를 개최합니다. 또한 봄이 되면 이사장님께서 직접 골라 놓으신 대추나무와 귤나무 묘목을 학생 한 명당 한 그루씩 심게 하고 또한 분양해서 부모님과 함께 키우고 수시로 돌보며, 수확하고, 서로 나누게 함으로써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를 이어주는 상징적 역할을 하게끔 하는 ‘협동 묘목 키우기‘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연주력 향상을 위해서는 학생들 역시 다양한 무대 기회를 가져야 하는데 실기시험 예정되어있는 다양한 커리큘럼도 소개해주세요.
150명 규모의 예주랑 연주홀에서 앞서 언급한 커리큘럼내의 Weekly Presentation, Monthly Performance, 실내악 연주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고 이 밖에도 ‘제주 빛의 벙커’와 연계해서 교수와 학생이 거장의 작품과 어우러진 음악 연주를 하면서 작품과 하나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체험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2020년 가까운 시일 내에서 펼쳐지는 예주랑대안학교의 행사와 일정 소개 부탁드립니다.
3월 27일 예주랑 창립 음악회가 예주랑 음악홀에서 예정되어 있고 제주아트홀에서 2020년 한해동안 예주랑 교수진들의 일련의 음악회들이 열릴 계획입니다.

글 김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