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존중’으로 탄탄한 학원 경영하기

강사에서 원장이 된 지난해 9월. 코로나 19로 인해 주변의 만류가 상당했지만, 표정은 누구보다 더 확신에 차 있었다. 나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자신감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했지만, 그동안 업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믿고 결심한 길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1. 아이들을 존중하라

‘음악과 함께하는 즐거운 공간’ 우리 학원의 slogan이자 나의 학원 경영 철학이다. 어린 시절 ‘호랑이’ 같았던 원장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호랑이’ 선생님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고, 매일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업무가 그날 아이들의 표정과 기분을 살피는 일이 되었다. 편안한 학습 분위기와 격려는 아이들의 피아노 실력도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힘든 기색이 보이면 무리해서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먼저 아이들의 관심사로 화제를 전환한다. 다그치며 진행하는 수업은 아이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고, 심지어 학원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칭찬과 격려는 아이들과 강사의 친밀도를 높여주는 필수 아이템이며, 또한 학부모와 아이들의 자존감을 상승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2. 학부모와의 소통을 중시하라

깔끔하고 정돈된 주변 환경은 신도시의 큰 장점이었지만, 젊은 학부모들이 대다수인 환경은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었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개원하여 무시당하진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이 모든 게 기우였다. 학부모들이 귀찮을 정도로 시간 날 때마다 공지하고 전화하고, 크고 작은 일 모두 학부모와 상의하고 또 했다. 내가 귀찮고 목이 아플수록 부모들이 안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현재는 매월 정기적으로 아이들의 진도 현황과 학습 태도에 관련하여 학부모와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홀수 달 단위로는 완성된 연주곡 영상도 제작하여 발송하고 있다.

3. 강사들을 존중하라

현재 우리 학원에는 4인의 피아노 전공 강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하여 강사들과 회의 시간을 갖는다. 금주 계획된 중요 사안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수업 진행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오랜 강사 경험을 통해 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개원 초 가장 고민했던 것이 강사 처우개선 문제였다.
근무환경, 인센티브, 복지 등 강사 시절 아쉬웠던 부분을 먼저 개선했고 원장의 권위적인 태도는 버리고 함께 일하는 분위기를 위해 노력했다. 그랬더니 강사들 역시 편안함과 감사함을 표했고, 학원 경영과 운영 있어서도 자기 일처럼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10개월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코로나 시국이라는 불투명한 상황, 예측 불가능한 신도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까지, 막막할 때도 있었지만 학원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대처했고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몰려오기 전, 고요한 피아노를 바라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주변에 건물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여러 음악학원이 개원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신념이자 경영 철학인 <아이들, 학부모, 강사진> 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할 것이다. 진심은 분명히 통하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기에.

WRITE 이혜지
서울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피아노 전공
현) 가온음악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