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처칠은 리더가 되는 조건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역사 인식’과 ‘숙면’이다. 역사인식은 말 그대로 자신이 딛고 서 있는 땅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고 숙면은 누웠을 때 2, 3분 내에 잠을 자야 한다는 뜻이다. 고민을 안고 잔다면 2, 3분 만에 잠자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고민을 빨리 털어낼 줄 알아야 한다. 거꾸로 말하면 뇌는 끊임없이 비움과 채움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스즈끼음악협회 황경익 회장과 대화를 하면 늘 역사인식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그렇다면 잠은? 황 회장은 아마도 누우면 코를 골지 않을까 싶다. 글쎄… 기자는 여전히 밤마다 뒤척이는 경우가 많으니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겠다.
황경익 회장은 한국스즈끼음악협회의 교사 연수나 캠프, 학부모 강의 등 다양한 강단에서 늘 지식의 향연을 펼친다. 지난 25년 동안 지속적으로 향연을 펼쳤으니 그와 함께 세월을 지내온 수많은 교사들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쌓아왔을까. 지난 달 한국스즈끼음악협회 창립 25주년 기념음악회를 펼칠 즈음, 그간의 소회와 끊임없는 지식의 탐광자(探鑛者)로서 최근의 지식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황 회장으로부터 25년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며 쾌재를 부르는 제자들의 기쁨이 부러웠던 것이다.
공자와 자로가 이야기를 나눴다. 자로는 공부해서 굳이 성숙할 필요가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군자라면 학문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로는 반박했다. 대나무는 저절로 반듯하게 자라고 잘라 쓰면 소가죽도 뚫습니다. 꼭 배워야 합니까? ‘화살 한쪽에 깃을 꽂고 다른 한쪽에 촉을 갈아 박는다면 더 멀리 날아가고 더 깊이 박히지 않겠느냐?’ 공자의 대답이지만 이는 황경익 회장의 대답이기도 하다.

자나 깨나 강조하는 역사 인식

황경익 회장은 스즈끼음악협회 교사들에게 ‘역사를 알아야 하고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특히 역사를 알아야 개인을 뛰어넘어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과거의 전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현자 지세린은 ‘공부란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곧 퇴보한다’고 했다. 공부하지 않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첫째는 반성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무릇 사람은 반성을 해야 늘 진일보할 수 있다. 둘째는 권력자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개척하기보다 자리를 보전하려고만 한다. 황 회장은 한국스즈끼음악협회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기에 특히 ‘역사인식’과 깨어있는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며 공부를 강조한다. 맞다. 스즈끼음악교육은 신이치 스즈끼 박사로부터 출범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신이치 스즈끼 박사의 행적과 사상을 공부하면 그는 일본의 침탈적 야욕과는 전혀 무관한, 독일에서의 평화주의자였음을 알게 된다.
만약 황 회장이 ‘노다지 칼럼’을 쓴 어느 신문사의 S주필처럼 ‘세상을 살아갈 때 목숨을 보전하는 게 가장 큰 노다지다. 누가 무엇을 하든 일단 네 목숨을 보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는 사상에 경도되었다면 역사 인식과 공부를 강조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어린이 교육에 앞서 부모교육이 선행돼야

황 회장은 교사들에게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된다고 늘 강조한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아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알았으면 거기에 맞게 행동해야 합니다. 스승으로서의 가치관을 정립하지 않으면 제 목숨을 보존하고 제 부(富)만 탐하는 기생적(寄生的) 존재가 됩니다.”
교수와 교사들이 레슨에만 충실했다면 어떻게 대한민국에 페다고지과가 그렇게도 부족한가. 실제로는 거의 90% 이상이 레슨비를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학교는 오직 ‘연주자’만을 배출하기 위해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황경익 회장이 국민대 종합예술대학원 스즈끼재능교육과와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 등에 스즈끼학과를 개설하는 데는 레슨에 충실하고자 하는 후세들을 배출해내기 위해서다.
황 회장은 대학원 강의에서도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원칙은 똑같이 반복한다. 우선 ‘교육은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찍 배워야 모국어처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가 죽순일 때 뛰어넘기 시작하면 죽순이 크면서 더 높이 뛰어넘을 수 있듯이, 그렇게 가르쳐야 한다. 이렇게 지도하는 것이 과학적 합리적으로 타당한 교육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교육적 환경에 노출되려면 엄마가 집에서 자녀를 어떻게 케어해야 할지 배워야 합니다. 늘 조언과 칭찬을 아끼지 않고 연습곡을 같이 듣는 게 좋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구나 매일 한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조기교육은 아이들에 앞서 엄마교육이 필요합니다.

스즈끼, 반복훈련이 아니라 창의적인 다양성 추구

그러면 부모는 언제까지 자녀와 동행하고 같이 배울까? 스즈끼음악교육을 배우는 국가는 거의 대부분 부모와 함께 한다. 그것이 원칙이기 때문인데 보통 처음 3살에서 6살까지는 레슨할 때마다 동행한다. 물론 8살, 9살 이상 되면서 엄마들은 발길이 뜸하지만 그래도 오는 게 훨씬 낫다.
부모와 동행하는 이유는 부모와의 정서적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인데 이때 엄마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마마보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엄마로서 가장 성공적인 케어는 엄마가 같이 동행해도 연습은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이다.
“3살 때부터 6살까지 같이 동행한 끝에 결국 아이가 스스로 연습한다면 교육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표범이 새끼를 낳으면 열심히 기르지만 6개월 후에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립니다. 그냥 혼자 사냥하고 살도록 합니다. 혼자 먹고 살도록 하는 게 어미 표범의 목표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류에 따라서 1년간 케어하는 동물이 있고, 2주만 지나면 방치해버리는 쥐 같은 동물도 있습니다. 쥐는 케어하는 기간이 짧지만 새끼를 많이 낳으니 절반이 죽어나가도 무관합니다. 인간의 자녀는 한두 명입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자녀에게 집착하겠죠. 그래서 부모가 가르치기 보다 프로그래밍에 따라서 가르치는 게 좋습니다.”
프로그램이라는 말은 생각하기에 따라 굉장히 복잡한 의미를 갖는다. 음식점에서 미역국이라는 레시피는 정해져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가르쳐서는 안된다. 똑같은 미역국을 주듯 가르치면 큰 오산인데도 대부분 교육이 획일화되고 교육을 받는 피교육자 개개인에 맞추지 않는다.
“우리도 그런 과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모두 성향이 다릅니다. 그렇죠? 미역국을 먹고 배탈나는 사람도 있고, 건강에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저 그런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냄새만 맡아도 도망가는 사람이 있고요. 스즈끼음악협회에서 교사연수가 왜 중요한지 여기서 알 수 있습니다.
똑같은 어린이는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각 케이스마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오랜 시간에 걸쳐 지도한다. 처음 교사연수를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스즈끼음악교실을 인가해주지 않는다. 실습도 하고 몇 년 동안 경험도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 유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대상 석권

한국스즈끼음악협회는 창립한지 25년이 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점 하나를 발견했다. 1994년 창립 당시 회비가 지금도 그 회비 그대로라는 사실이다. 많은 스즈키음악학원들의 학원운영 매출이 상상 이상으로 올랐지만 스즈끼음악협회의 회비가 제자리를 멤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협회에 돈이 많으면 이전투구가 생깁니다. 운영비가 부족해 어려울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협회가 돈을 쌓아두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 등은 재정이 충분해 빠듯하게 운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기도 하구요.”
그러면 늘 자금줄에 시달리면서도 어떻게 25년 동안 그토록 활기찬 듯(?) 유지해왔을까, 이유를 물었다. 성장의 뒤에는 늘 헌신적인 교사들이 함께 했다고 말한다.
“또 하나 꼽는다면 끝없는 도전입니다. 스즈끼음악교육이 얼마나 훌륭한 교육인지 대학에 알리고 뛴 결과 대학이나 대학원에 공식과정이 개설되었죠. 일본은 70년이 지났어도 대학에서 스즈끼를 가르치지 못합니다. 교수들의 벽이 우리나라 보다 더 높습니다. 대학에 진출한 국가는 한국과 미국뿐이죠. 그래서 우리나라 스즈끼 음악협회를 ‘괴물같은 단체’라며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즈끼를 배운 학생들이 점차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유학파 출신 교사들이 스즈끼음악교육협회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음악계에서도 높이 평가하는 연주자들이 많다. 특히 한국스즈끼음악협회를 이끌 차세대 리더들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일본은 물론 독일 등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후 한국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연주자들이다. 따라서 일본이나 미국보다 훨씬 강력한 비전을 갖고 있다.
“유럽스즈끼국제 콩쿠르 등에서도 석권하는 아이들은 우리 학생들입니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 외국에서 유학을 하지 않은 순수 국내에서만 배운 우리 아이들입니다. 대단하죠? 콩쿠르 현장에서 우리나라 출신들이 연주하면 대기실에 있던 외국 아이들이 손에 땀을 쥔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너무 잘하니까요.”

AI시대에 가장 필요한 교육은 스즈끼음악교육

최근 현대자동차와 이스라엘이 자율자동차 융합개발을 제휴했다. 그런데 자율자동차뿐만 아니라 한국의 로봇기술이 세계 3위인 것은 잘 모를 것이다. 미래는 AI기술이 뛰어난 민족이 세계를 지배한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한국을 IT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파했던 사람이다. 그가 최근에는 AI보고서를 통해 이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미래 먹거리가 탄생한다며 재정확보와 투자를 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세계 경제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심각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한 시대다.
“사실 인간의 인식과 과학기술 발달속도의 부조화로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그때는 본질주의로 돌아가야 합니다. 본질주의란 ‘아테네식 교육’을 말합니다. 그 어떤 과목보다 수학, 논리학, 음악, 체육 등 핵심 교육으로 회귀하는 것이죠. 돌이켜보면 미국이 우주개척에서 소련보다 뒤떨어졌을 때 미국교육은 본질로 돌아갔습니다. 글랜도우만이 같은 학자가 수학교육을 다시 회복시키고 음악과 체육 등을 가르치면서 창의적인 인간을 배출하는 데 역점을 두었죠. 그래서 결국 아폴로를 쏘아 올렸습니다.”
음악은 창의성 교육에 관한 한 최적의 교육이다. 예컨대 ‘나비야’를 가르친다고 치자. 일반적인 교육은 나비야를 잘 연주하면 ‘대략 패스’한다. 그런데 스즈끼는 다르다. 나비야 한곡을 가지고도 점점 활 사용길이를 늘리면서 표현을 풍부하게 해나간다. 그런 다음에야 ‘무궁동’으로 넘어가면 조가 바뀐다. # 세 개에서 # 두개로 바뀐다. 이때 # 두 개로 ‘나비야’를 또 연습한다. 그 다음 다시 # 한개로 나비야를 연주한다. 그 다음에는 리듬, 포지션 등 다양하게 바꿔 연주해본다. 즉 ‘나비야’는 하나의 ‘나비야’가 아니라 매 레슨마다 서로 다른 수십개의 나비야를 창조적으로 연주하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AI)입니다. AI란 빅데이터에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할 때마다 즉각 반응하는 알고리즘입니다. 나비야를 수많은 버전으로 입력을 해놓으면 두뇌 속 데이타가 풍부해집니다. 스즈키음악의 기본정신은 ‘반복연습’이지만 그 반복은 똑같은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창의적인 내용들입니다.”
스즈끼음악은 바이올린이든 첼로, 피아노, 플룻이든 몇십년 전부터 이런 식으로 교육했다. 그러나 이런 창의적인 단계에 대해서는 굳이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순차적인 반복연습을 잘못 이해하는 선생님들이 출몰하기 때문이다. ‘소’라는 동물은 외모와 성격이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하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난폭해지면 괴물이 되는데, 스즈끼는 그것을 염려한 것이다. 스즈키가 원하는 인간상을 완성하려면 스즈끼음악교육이 가르치는 방법과 과정을 차근차근하게 밟아나가야 가능하며 창의력도 그 결과물로 나온다. 그런데 창의적이라며 갑자가 ‘나비야’를 한번 배우고, 전조하라는 등을 급작스런 변화를 주면 아이들은 제풀에 꺾이고 만다.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 단계를 알아야 조급하지 않아

스즈끼음악교육의 핵심 중 하나는 어린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껏’ 가르친다는 것이다. 근육은 대근육, 소근육, 미세근육으로 발달한다. 그 근육의 발달단계에 맞게 가르치는데 이 내용은 너무나 일반적이라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간단히 압축하면 근육의 발달에 따라 활을 쓰는 위치도 달라진다. ‘나비야’를 켜도 처음에는 조금밖에 쓰지 못하던 아이가 나중에는 크게 사용하는 식이다. 아이들 신체 및 인지발달에 맞추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려워 하지 않는다.
또 만 2살때까지는 2분 이상 가르칠 수 없다. 집중력이 짧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2분까지 가르치는 것도 좋지 않다. 1분 30초만 가르치고 30초는 자유롭게 해줘야 그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 인간의 심리가 그렇다.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언어사용량도 발달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두세 살까지는 단어가 100개 정도인데, 다섯 살이 되면 갑자기 1천개의 단어를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1만 단어를 알게 된다.
“이런 단계를 어릴 때부터 체득하는 과정을 부모가 알고 있다면 앞으로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깨닫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무시하기 때문에 과도한 레슨비로 속상해하고, 그 효과를 얻지 못하면 또 연습만 하라고 몰아 부칩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일류대학을 간다 해도 제대로 성장할 수 없겠죠. 교육에는 성장이 있고, 성숙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똑같이 grow이지만 우리말은 두 단어에 차이가 있죠. 또 발전과 발달이 서로 다릅니다. 아이들에게 교육이란 상장과 발전도 필요하지만 성숙과 발달이 더 중요합니다.”
황 회장은 이런 사실을 교사연수를 통해 늘 강조하지만 더 중요한 교육 대상은 부모라고 말한다. 자식 교육에 관한 한 좌파 우파가 없다. 교육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만큼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황 회장은 스즈끼 음악교육 철학을 이 땅에 시급히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하나의 거대한 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다.

학교 교육이 사라지는 시대에도 스즈끼음악교육은 본질교육 지킬 것

아직 국제스즈끼음악협회의 정식 회원국가도 아니던 1993년 세계대회를 열었던 것이다. 당시 황 회장은 일본에서 10년째 스즈끼음악교육을 공부하던 때였다. 그러던 중 1991년 한국에서 세계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곧바로 행동에 돌입했다. 다행히 유명 정치인과 당시 예술학교를 쥐락펴락할 정도로 힘이 있던 고위공직자 등을 찾아가 유명호텔과 예술학교 등을 통째로 빌리면서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대회’를 치렀다. 사실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이후 한국스즈끼음악협회는 공식적으로 협회를 창립하고 1995년에 비로소 회원국이 되었다. 이후 파죽지세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95년에 정식 회원국가가 되었다. 필리핀, 인도네이사, 싱가포르 등과 함께 아시아대륙을 대표하는 스즈끼 음악교육 국가가 되었고 일본과 미국을 넘어 독일과 유럽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날로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과 대만에도 우리나라의 스즈끼음악교육을 서서히 보급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야말로 스즈끼의 종주국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황 회장은 현재 미국에 있는 본부를 일본으로 이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게 본질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든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우리가 독일과 가까이 지내자 미국과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미국과 일본의 스즈끼음악협회에 자신들의 교육노하우를 공개하지 않지만 우리와는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일본과 미국은 누구를 더욱 존중해줄까요? 우리나라입니다. 일본으로 본부가 옮겨져야 한다고 주장하면, 일본은 우리나라가 결국 국제스즈끼음악협회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것이죠. 국제 전략은 이렇게 짜야 합니다.”
스즈끼음악교육은 늘 새로운 내일, 미래의 우리 어린이들을 상상하고 꿈을 꾼다. 우리가 지금은 학교라는 제도가 최고의 기관으로서 영원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학교라는 교육 장소는 사라질지 모른다. 샤롯 브론테와 에밀 브론데는 그 옛날 학교에 보내지 않고도 아빠가 직접 훌륭한 교육을 시킨 끝에 위대한 작가들이 되었다. 인터넷과 유튜브, 증강인식 등 정보탐색과 교육정보 취득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미지를 모를 때 가장 지켜야할 원칙! 바로 본질교육이다. 스즈끼음악혁명은 그 본질 교육을 통해 그 어떤 미래에도 적응할 수 있는 창의교육을 지향할 계획이다. 그게 황 회장의 미래 전략이다.

글 김무준